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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것을 ‘루슈드 두들겨 패기’라고 부르고 싶다. 체제에 위협이 된다고 여겨지는 인물, 또는 사상이 소개될 때 종종 나타나는 양상이다. 위험한 철학이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 감추다가, 더 이상 덮을 수 없는 지경이 되면 속죄양을 만들어서 두들겨 패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때로는 집단 광기가 동원된다. 한 마디로 마녀 사냥이다. 잠깐!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이 그토록 위험한가? 아리스토텔레스는 상식을 존중하고 중용의 덕을 유난히 강조한 철학자가 아닌가? 상식과 중용의 철학자로 유명한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을 소개한 이븐 루슈드를 위험한 인물로 두들겨 패야 할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의문은 또 있다. 플라톤과 더불어 서양철학의 전통을 세운 아리스토텔레스가 어떻게 이븐 루슈드에 의해서 유럽에 전해졌다는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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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의 눈으로 본 이븐 루슈드는 이성을 중시한 합리주의자다. 그것은 이슬람 교리에 반대하는 철학자들의 주장을 반박한 알 가잘리의 [철학자의 모순]을 재반박한 이븐 루슈드의 [모순의 모순]에서 잘 드러난다. 가잘리와 루슈드가 제기한 물음은 신학과 철학이 양립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다. 이 질문을 살짝 돌려서 말한다면 신앙과 이성은 서로 화합 가능한가 하는 물음이라고도 할 수 있다. 가잘리가 철학에 대한 신학의 우위, 또는 이성에 대한 신앙의 우위를 주장했다면, 루슈드는 가잘리의 주장에 대한 이의제기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신학이란 이슬람 성전인 [쿠란]에 대한 해석과 예언자 무함마드의 언행을 기록한 [순나]를 구체적으로 설명한 [하디스]에서 기초한 이슬람 신학이며, 철학이란 고대 그리스 철학 원전에 대한 번역과 주해를 기초로 하는 철학 연구를 말한다. 루슈드는 이슬람 율법이 철학 연구를 결코 금하지 않으며, 오히려 율법은 논증적 추론을 하는 철학 연구를 명한다고 주장한다. 여기서 루슈드는 철학과 신학의 조화를 변호하는 것을 뛰어 넘어서 철학이야말로 진리의 최종 중재자라고까지 주장한다. 신앙에 대한 이성의 우위로 해석될 수 있는 이 주장은 후에 그가 이단으로 단죄되는 하나의 원인이 된다. 그는 율법학자들이 주도하는 철학에 대한 박해가 본격화되었을 때 코르도바 근처에 있는 작은 마을 루세나에 감금되었고 그가 쓴 책들은 불태워졌다. 그의 나이 70이 되는 만년에 일어난 일이었다. 이듬해 그는 감금에서 풀려났지만, 모로코에서 생을 마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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